얼마 전, 집안 정리를 하다가 우연히 오래된 사진 앨범을 발견하게 되었다. 낡고 빛바랜 흑백사진 속에는 아직 앳된 얼굴의 부모님이 환하게 웃고 계셨다. 사진 뒷면에는 ‘1980년 4월’이라는 날짜가 흐릿하게 적혀 있었다. 아버지는 장난기 가득한 눈빛을 하고 있었고, 어머니는 수줍지만 행복해 보이는 미소를 짓고 계셨다.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 시절 부모님의 젊은 날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만 같아 마음이 따뜻해졌다. 하지만 세월의 흔적은 사진 곳곳에 남아 있었다. 가장자리는 닳아 헤어져 있었고, 여기저기 얼룩이 묻어 있었다.사진을 한참 들여다보던 나는 문득 ‘이 소중한 사진을 스캔해서 선물해드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디지털로 스캔을 하면 사진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고 오래도록 깨..